이해 중심으로 갈 것인가 문제풀이로 갈 것인가, 수업 시간 배분 고민
새벽 대화가 수업 철학 토론으로 흘렀습니다. 물리는 문제 푸는 것보다 이해가 더 중요한 학문 같은데 입시를 고려하면 그럴 수 없어 딜레마에 빠진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했습니다. 과학고에서는 미분계수의 정의를 왜 이렇게 하는지, 다른 방법으로 정의하면 안 되는지 같은 수업을 마음껏 할 수 있지만, 일반고에서는 무조건 수능 스타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대비도 나왔습니다. 일반고에서 이런 수업을 이해해 주는 학생은 한 반에 한두 명 수준이라는 현실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선생님들의 답 5개
수업하다 혼자 신나서 관련 사례나 상위 개념을 한 시간에 한 번씩 뱉게 된다고 했습니다. 근사 이야기를 하다가 고등학생에게 테일러 전개를 소개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쌤이 또 선 넘는 것 같으면 너희가 끊어줘' 하고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해를 하면 풀린다, 그리고 푸는 건 네 역할이다라는 태도로 수업하며 문제풀이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수학만 하면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면서 있어 보이는 사고를 하는 게 공부라고 착각하는 경향도 지적했습니다.
화학도 같은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이해가 중요한데 이해를 시키려니 문제풀이 해줄 시간이 없고, 변별은 시켜야 하니 결국 가르친 내용 이상의 응용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게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결국 필요한 건 직관력인데 그건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생긴다고 봤습니다.
진도 나가느라 바빠서 정작 그 과목에서 가장 중요한 걸 다루기 어렵다고 공감했습니다. 안 되면 외우기라도 하고, 외우다 보면 이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공부에 왕도는 없고 우직하게 많이 하는 게 중요한데 제일 큰 문제는 아예 공부를 안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이해하려 하지 말고 일단 받아들이고 끝까지 돌면서 반복하라고 지도한다고 했습니다. 빠르게 회독 수를 늘리는 걸 중요하게 보는데, 학생들은 사소한 데 집착하거나 문제풀이 영상을 보느라 한 단원 보는 템포가 너무 길어서 앞 내용을 다 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사례로 1시간짜리 인강을 멈추고 문제 풀고 다시 듣느라 3시간이 걸리고, 하루에 한 강 들으면 많이 들었다고 하는 학생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3월 상담을 미루던 학생이 6월 모의고사 뒤에야 수능특강을 사야 하냐고 묻더라는 사례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