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껏 지능에 대해 ‘주어진 문제를 풀 수 있는가’를 물어왔다. 하지만 현실의 많은 문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규정한 여러 문제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맥락에 따라 더 이상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새로운 양상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Capraro 등(2026)은 변화하는 증거, 인과 구조, 사회적 맥락에 따라 문제의 구성 자체를 수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를 적응적 재구성(adaptive reframing)이라고 명명하였다. 적응적 재구성은 세 가지 형태를 띨 수 있는데, 전개되는 사건의 해석을 고치거나, 새 증거에 비추어 인과 설명을 다시 생각하거나, 정서적·사회적 정보가 드러난 뒤 상황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인간 및 인공지능의 평가에 대한 것이지만,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준다. 예를 들어, 삼권 분립을 가르치고 우리는 이렇게 평가해왔다. '삼권분립의 뜻을 쓰고, 국가 권력을 국회·정부·법원으로 나누는 까닭을 쓰세요. 그리고 권력이 한 기관에 모이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쓰세요.' 적응적 재구성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평가해볼 수 있다. '큰 홍수 피해를 당한 어느 국가의 대통령이 "국회가 느려 홍수 피해를 빨리 도울 수 없다"며, 앞으로 급한 규칙과 예산은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정하고, 홍수가 끝난 뒤에도 이 방식을 계속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처음에는 '느린 것'이 문제처럼 보였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지 쓰고 생각이 바뀐 까닭을 쓰세요.' 기존 문항은 외운 개념을 정확히 쓰는지를 보는 반면, 적응적 재구성 관점에서 바꾼 문항은 정보가 더해질 때 문제를 다시 정의하는지, 그리고 왜 바꿨는지를 근거로 설명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주어진 문제는 AI가 더 빨리 풀게 될 시대에, 학교가 학생으로 하여금 길러주어야 할 것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문제를 리프레이밍하는 인간의 힘이 아닐까 싶다. ■참고 문헌 Capraro, V., Lieto, A., Rea, F., Sandini, G., Sciutti, A., Gallese, V., & Quattrociocchi, W. (2026). Beyond problem solving: Adaptive reframing in human and artificial intelligence [Preprint]. PsyArXiv. https://doi.org/10.31234/osf.io/5xame_v1
[고독한 연구방 #12] 지능은 무엇으로 정의되어야 할까? 적응적 재구성(adaptive reframing) 의 관점에서
교육·AI 이야기
@edutrend
126.10.3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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