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습 게임이 많이 올라와서 즐겁습니다. 더 나아가서 개발할 때 생각했던 것들, 염두했던 것, 고민했던 것, 기타 등등을 공유하면 어떨까하여 글을 써봅니다.
dorms.school · 원문 보기 →꼭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게임을 한번 즐기고 오시면 글이 더 잘 이해될 수도 있겠습니다. 1. 아이디어 구상 게임을 제작할 때 가장 난관인게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주제부터 정합니다. 보석 타이쿤을 만들 때 주제는 중학교 2학년의 사각형의 성질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과정이 힘든 이유가 이것일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맨 처음 아이디어는.. 제가 기록을 찾아보니. 점 세개가 이미 주어져있고, 나머지 점을 내가 찍을건데 . 정사각형, 뭐 직사각형, 마름모 등 어느 사각형에 해당할지를 (중복선택가능) 선택하는 그런 수학게임도 구상했고요.

그러면 문제가, 현실과 맞추려고 하면 너무 상황이 오락가락하는거죠. 일관성 있는 테마가 필요했어요. 심지어 돗자리 펴는 게임(?)까지 생각했어요. 결국. 나는 이 게임으로 무엇을 경험시키고 싶은가? 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사각형 성질 단원은 평행사변형의 성질부터 증명하기 시작하여 직사각형, 마름모, 정사각형의 대각선의 성질과 각 사각형간의 포함관계로 계속해서 나아갑니다. 그래서 가장 하이라이트인 맨 마지막, 여러 사각형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게 하나의 흐름으로 읽힐만한게 뭘까. 그 다음 아이디어는 보석이었습니다. 보석을 가공해나가는 거죠. 여기서 조금 우스운 상황이 생기긴 했습니다. 평행사변형으로 보석을 깎고 나서, 그 보석의 한 각을 90도로 깎게 되면 그 보석은 직사각형이 될까요? 정사각형이 되면 그 보석의 가치는 높아지는 걸까요? 결국 여기서 필요했던 것은 게임적 허용이었던 것 같아요. 보석 만드는 과정은 공장 안에 최대한 숨겨보자(?)는게 처음 작전이었고. 대각선의 성질이 많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라는 규칙을 붙이자. 라는 명분도 붙여봤어요. 하지만 이 규칙은 수정이 필요했습니다. 사다리꼴도 사각형처럼 대각선의 성질은 없거든요. (결국 사각형의 성질이 많을 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규칙을 붙였습니다. 이런 규칙 하나하나도 꽤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1순위는 역시 정확한, 오개념이 없는 탄탄한 수학적 구조니까요.) 2. 게임의 개발 이 게임은 안티그래비티에서 벗어나서 커서 에이전트로 주로 작업했습니다. 안티그래비티는 게임을 수정하면, 어느 순간 버튼이 먹지 않고, 그럼 또 버튼을 수정하고 게임을 만들다보면 또 버튼이 먹지 않고. 황당할 노릇이더군요. -_-;;; . 커서도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고, 최신 모델들도 나름 갖춰서 있어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게임의 레퍼런스는. 가끔 광고에서 보던 이상한 게임 광고입니다. 대충 유튜브로 찾아보니 이런 느낌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게임의 구조만 잡았습니다. (이때 재미의 구조도 눈에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석 타이쿤 게임의 재미는 위로 쭉 쌓여가는 보석과 돈입니다.)

그리고..

이건 게임 개발 이틀차의 모습입니다. 이런 게임을 만들려면 눈이 썩는(?) 경험이 필수입니다. 나만 당할 수 없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건, 공장 만드는 부분입니다. 굉장히 큰 곤욕을 치룬게, 제가 생각하는 대로 공장 디자인이 잘 안나오더라구요. 여기선 저도 타협없이 무수히 많은 프롬프트를 바꿔가면서 여러번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몰입도가 너무 깨져버리더라구요. 그리고 3일차에는 하루 종일 냥순이 8방향 스프라이트와 씨름했습니다. 4일차에는 공장의 에셋을 마무리했고요. 이렇게 돌아보니 아이디어를 짠 후에는 구조를 만들고, 그 뒤는 쭉 디자인 작업이네요. 3. 궁금증 혹은 당혹감, 그리고 즉각적으로 보이는 구조. 보석타이쿤 게임은, 평행사변형을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이 게임을 처음 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평행사변형을 만들지 못합니다. 저는 그게 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어요. 평행사변형이 아닌 사다리꼴을 직각공장이나 이웃한 변 공장에 가져다대면 고양이가 (?)라는 물음표만 내밀 뿐입니다. 의도적으로 힌트를 모두 숨겼습니다. 학생은 당혹감을 겪게 되고, 여기서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어 '귀가 열립니다.' 그리고 당혹감이 해소될때는 수학적 구조를 발견하는 경험도 하게됩니다. 평행사변형의 뜻은 두 쌍의 마주보는 변이 각각 평행한 사각형입니다. 그래서 평행으로 만드는 공장에 사각형을 한번 집어넣으면 사다리꼴이 되고, 두번 집어넣으면 평행사변형이 됩니다. 수학적 구조를 영민하게 아는 학생은 기가 막히게 평행사변형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의외의 장면은, 가끔씩 게임에 능숙한 학생들도 평행사변형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냅니다. 아마 여러가지 시도가 자연스러운 학생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수학적으로 발견하는 경험을 심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의 목적은 많은 돈을 버는 것이죠. 하루종일 주구망창 원석만 파는 아이들도 반에 한두명 씩 있었습니다. 그래놓고 굉장히 '뿌듯'해 하죠.ㅋㅋㅋㅋㅋ (쉬지않고 열심히 보석을 팔았으니.) 하지만 여기서도 당혹감이 생깁니다. 난 분명히 열심히 일했는데, 주변 친구들은 느긋하게 꽤 많은 돈을 벌거든요. 이 게임은 강제성이 없습니다. 자유입니다. 다만, 경쟁구조가 숨어있기 떄문에 더 나은 방향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5분으로 짧게 만들고, 여러번 플레이할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정사각형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그 정도 질문이면 충분했습니다. 학생들은 열심히 고양이를 여기저기 움직이면서 결국 방법을 찾아내더라구요. 게임 결과창에도 어떤 사각형을 만들었는지를 남겨놓았습니다. 궁극적인 목표인 정사각형을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꽤 신경 썼던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 사각형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과 보석을 팔 때 나타나는 대각선의 성질 등과 관련한 창입니다.

이것도 테스트창을 따로 만들어서 AI와 대화해가면서 계속해서 타협없이 수정했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한 장면이지만, 이 게임에서 남아있는 정말 귀한 '수학적 장면'이니까요! 보석타이쿤은 현재까지 63개의 수업세션이 열렸고, 그 교실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플레이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개발 과정을 공유해가면서, 서로 좋은 아이디어를 교류해가면서 좋은 학습게임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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