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맥도날드화: AI가 우리 학생들의 생각을 규격화하고 있다면?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026년 9월호에 실린 논문을 읽었습니다. 남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이 언어학·심리학·인지과학·컴퓨터과학의 증거를 모아 정리한 리뷰 논문입니다. 제목은 "대규모 언어모델이 인간의 표현과 사고에 미치는 동질화 효과".

교실에서 AI를 쓰는 우리에게 불편하지만 중요한 이야기여서, 핵심만 추려 공유합니다. 인지의 맥도날드화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현대 사회를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효율성, 예측 가능성, 통제. 이 세 가지를 최우선에 두고 사회를 재조직하면 어디서 먹든 같은 맛이 납니다. 그 지역만의 맛은 사라집니다. 이 논문은 같은 일이 인지의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AI는 유창함과 일관성을 줍니다. 대신 상황에 뿌리내린 독특한 사고를 밀어냅니다. 논문은 이 동질화가 언어, 관점, 추론의 세 층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고 봅니다. 각각을 실제 연구 장면과 함께 보겠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AI에게 글을 다듬어 달라고 하면 결과물은 좋아집니다. 문제는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글을 AI에게 맡겼을 때입니다. 결과물들이 서로 닮아갑니다. AI는 학습 데이터에서 가장 흔한 패턴을 재현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흔한 것은 살아남고 드문 것은 뭉개집니다. AI가 잘 작동하는 원리이자 동시에 부작용입니다. 여기에 되먹임의 고리가 하나 더 붙습니다. 사람들이 AI의 문체를 흡수해 자기 글에 쓰고, 그 글이 다시 다음 모델의 학습 데이터가 됩니다. 한 번 편향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돌수록 세지는 순환입니다.

층위 ① 언어: 글은 좋아졌는데, 글쓴이가 사라졌다 레딧 게시글, 뉴스 기사, 학술 초록, 개인 에세이. 성격이 전혀 다른 네 종류의 글을 AI로 다듬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문장 복잡도가 서로 수렴했습니다. 원래 제각각이던 글들이 비슷한 결로 모였습니다. 그리고 글에서 글쓴이를 읽어낼 수 없게 됐습니다. 정치 성향, 성격, 성별, 연령처럼 원래 문체에서 추정 가능하던 것들의 예측력이 떨어졌습니다. 오래 확립돼 있던 연관성까지 끊어졌습니다. 일곱 글자 이상의 긴 단어를 즐겨 쓰는 사람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다는 심리학적 연관이 있는데, AI가 다듬고 나면 이 연결이 약해집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대학 입학 에세이를 전부 AI로 생성해 봤습니다. 표본들끼리 의미도 어휘도 서로 유사했습니다. 표현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좁아진 겁니다. 이 동질화는 temperature를 조절하거나 서로 다른 인물 페르소나를 지정하는 프롬프팅을 써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양하게 써달라고 시키면 되지 않나" 싶은 방법들은 이미 시도됐고, 통하지 않았습니다. 층위 ② 관점: "다양하게 답해줘"라고 시켜도 안 된다 사람들은 원래 세계를 인식하는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상원 연설을 분석한 연구에서, 같은 낙태 문제를 두고 민주당은 공정성과 권리의 언어로 틀을 짜고 공화당은 순결과 성 도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도덕적 추론의 이념적 분화가 언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연구진은 GPT-3.5에게 세계가치관조사와 도덕기반질문지-2를 물었습니다. 출력 다양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려고 temperature를 1.0으로 놓고 1,000번 반복 실행한 다음, 여러 문화권 사람들의 실제 응답과 비교했습니다. 답변의 분산이 사람보다 현저히 작았습니다. 1,000번을 물어도 사람들만큼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좁은 답변들은 서구·고학력·고소득·민주주의(WEIRD) 사회의 응답 패턴 쪽에 몰려 있었고, 비(非)WEIRD 관점의 대표성은 취약했습니다. "○○인 사람의 입장에서 답해줘"라고 시키면 될까요.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이민 문제를 어떻게 볼지 물었더니, 모델은 "미국-멕시코 국경의 미묘한 사정을 시각적으로 관찰하거나 통계를 읽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당사자의 실제 관점 대신 바깥에서 그 집단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을 재생산한 겁니다. 논문은 이걸 "집단의 다양한 경험을 대표하는 전형이 아니라 한낱 희화화"라고 표현합니다. "여러 입장에서 써봐"라고 AI에 시키는 활동은 우리 기대만큼 다양성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층위 ③ 추론: 생각하는 '길'이 하나로 동물을 분류해보라고 하면, 아메리카 원주민(메노미니) 아동은 같은 곳에 사는가, 서로 의존하는가 같은 생태적 관계로 묶습니다. 유럽계 미국인 아동은 같은 종류인가라는 분류학적 범주로 묶습니다. 둘 다 맞습니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자체가 다른 겁니다. "차근차근 단계별로 생각해보자"(사고 연쇄, Chain-of-Thought)는 이제 AI 활용의 표준 기법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추론의 다양성을 약화시키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차량 분류 과제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항목은 단순한 규칙을 따르지만 소수는 그 규칙을 어기는 과제였습니다. 여기에 단계별 추론을 시켰더니 GPT-4o가 올바른 답을 학습하는 속도가 네 배 느려졌습니다. 단계를 밟아 규칙을 정리하다 보니 규칙적인 패턴에 과잉 일반화했고, 예외와 맥락 단서를 놓친 겁니다. '군중의 지혜'라는 현상도 있습니다. 고전적인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항아리에 사탕이 몇 개 들었는지 여러 사람에게 어림해 보라고 합니다. 개인의 답은 제각각입니다. 크게 부풀려 보는 사람도 있고 한참 적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답들을 모두 모아 평균을 내면 실제 개수에 놀랍도록 가까워집니다. 많이 본 쪽의 오차와 적게 본 쪽의 오차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답이 흩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현상의 동력이라는 점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답을 내놓으면 아무리 많이 모아도 평균은 그 답 그대로입니다. 천 명에게 물어도 한 명에게 물은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연구자들이 이 현상을 본떠 만든 과제를 LLM에게 여러 번 물었습니다. 사람처럼 답이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매번 비슷한, 논문의 표현으로는 '이상화된' 답으로 모였습니다. 상쇄될 오차가 없으니 여러 번 물어 평균을 내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최근 연구에서 설문 응답자나 실험 참여자를 LLM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집단을 유용하게 만드는 게 바로 그 흩어짐이라면, 흩어지지 않는 응답자는 아무리 많이 모아도 사람 집단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교실로 옮겨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모둠 토론이 굴러가는 이유는 아이들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섯 명이 똑같은 말을 하면 모둠으로 묶을 이유가 없습니다. 논문이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은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들만 모아 놓은 집단을 일관되게 능가합니다.

교사가 특히 주목할 대목 지금까지 "AI가 어떤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 "AI가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살펴봅시다. 미리 AI에 소셜미디어를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틀 짓도록 설계한 뒤 해당 AI와 함께 글을 쓰게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특정 AI의 입장을 자기 글에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태도 설문에서 본인 의견까지 바뀌어 있었습니다. 본인도 자각하지 못한 채로요. 사용자는 AI 제안을 능동적으로 고치기보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은 걸 고릅니다. 주체성이 사람에게서 모델로 서서히 이전됩니다. AI가 창의성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발상 초기 단계에 쓸 때 가장 큽니다. AI 도움을 받아 쓴 글은 신경 결합이 가장 약했고, 알파파·베타파 네트워크 관여가 줄었으며, 기억 회상도 낮고 자기 글이라는 주인의식도 떨어졌습니다. 혼자 쓴 글은 물론이고 검색엔진을 쓴 경우보다도 낮았습니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글을 쓰는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예전에는 엉뚱한 글 몇 편과 평범한 글 여러 편이 섞여 나왔다면, 이제는 고르게 괜찮은 글이 나오고 엉뚱한 글은 줄어듭니다. 평균은 올라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논문은 혁신과 지적 돌파구가 영역을 가로지르는 아이디어의 재조합과 낯선 개념과의 씨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다양성이 줄어든 교실에서 학생들의 배움의 질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그럼 AI를 쓰지 말라는 건가? 이 연구는 극단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다양성에 비용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합니다. 맥도날드화도 마찬가지죠.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그것만이 유일한 기준이 될 때 문제가 생깁니다. 학생 한 명이 AI로 글을 잘 쓰게 되는 것과 우리 반 30명의 글이 서로 비슷해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 수준의 이득이 곧 집단 수준의 이득은 아닙니다. 논문이 인용한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이 어떤 주제의 전모를 아는 데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 주제에 관해 온갖 부류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을 들어 보는 것이다." 교실에서 해볼 만한 것 이 연구는 교육자를 위한 지침을 주는 논문은 아닙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제가 국어 수업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리해 온 것들이 논문의 발견과 거의 그대로 겹쳤습니다. 대원칙: AI는 생각 뒤에 온다 여러 수업에서 확인한 건 단순했습니다. 같은 도구라도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결과를 갈랐습니다.

AI에게 먼저 시를 쓰게 했더니 학생들은 금세 흥미를 잃었습니다. 자기 문장을 만들기보다 더 그럴듯한 답을 기다렸습니다. 논문이 말한 "창의성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발상 초기 단계에 쓸 때 가장 크다"와 같은 지점입니다. 저는 실패로 배웠고 논문은 실험으로 확인한 셈입니다. 네 가지 전략 뿌리 전략은 수업 전에 씁니다. 과제를 AI가 모르는 것에 묶습니다. 학생의 실제 경험, 직접 캐 온 1차 자료, 오늘 그 교실에서 나온 친구의 말, 그리고 결과가 아닌 생각의 변화를 묻는 칸. AI는 그 아이의 어제를 모릅니다. 논문의 언어 층위, 그러니까 글에서 글쓴이가 사라지는 문제에 대한 대응입니다. 과정 전략은 수업 중에 씁니다. 먼저 쓰게 하기, 허용선 긋기, 흔적 남기기. 제출물을 셋으로 나눕니다. 투박해도 그대로 두는 초고, 받은 제안과 수용하거나 거부한 이유, 그리고 AI 문장을 파란색으로 표시한 완성글. 주체성이 사람에게서 모델로 이전되는 과정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확인 전략은 수업 후에 씁니다. 글은 AI가 대신 써도 말은 대신하지 못합니다. "네 글의 근거 하나를 골라, 어디서 찾았고 왜 믿을 만한지 30초로 말해 보자." 글 뒤에 정말 그 학생이 있었는지는 30초면 드러납니다. 출처 링크를 무작위로 하나 그 자리에서 열게 하는 것도 같은 장치입니다. 뒤집기 전략은 수시로 씁니다. AI를 대필자 대신 연습 상대와 거울로 세웁니다. 학생이 먼저 입론을 쓰고 AI가 반박하면 학생이 말로 응수합니다. 탐지기도 징벌 도구가 아니라 문체를 비추는 데 씁니다. "환경 보호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같은 밋밋한 문장을 함께 보며 왜 이게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처럼 들리는지 묻습니다. 동질화된 문장을 지우는 대신 학생이 그것을 알아보게 만드는 쪽입니다. AI 허용 5단계 금지냐 허용이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려면 눈금이 필요합니다. 워싱턴주 지침을 우리 교실에 맞게 옮긴 것입니다.

공통 규칙은 둘입니다. 썼으면 밝힌다. 교사는 단계와 이유를 미리 공지한다. 어느 학생 말처럼, 수학 교사는 어떤 시험에 계산기를 쓸 수 있는지 늘 말해 줍니다. 우리는 그걸 안 하고 있었습니다. 판단은 하나의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이 활동에서 학생이 스스로 겪어야만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 그 심장은 1~2단계로 잠그고 주변은 3~4단계로 엽니다. 다만 백지 앞에서 멈춰 버리는 학생에게는 비계로 단계를 열어 줍니다. 목표는 완벽한 차단이 아닙니다. 외주화를 번거롭게 만드는 겁니다. 금지해서 막는 대신, 좋은 과제와 성찰과 평가 기준으로 굳이 외주화할 이유가 없게 만드는 쪽입니다. 교사용 앱을 만들 때 도름스에는 직접 교사용 앱을 만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이런 상황에서는 이 논문이 조금 다르게 읽힙니다. 수업에서 AI를 어떻게 쓸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만든 도구가 무엇을 표준으로 만들고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생기부 초안 생성기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도구 중 하나일 겁니다. 그리고 이 논문의 경고가 가장 정확히 들어맞는 곳이기도 합니다. 논문이 실험한 게 정확히 이겁니다. 여러 사람이 쓴 글을 AI로 다듬었더니 글쓴이의 특성을 읽어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 생기부는 학생의 특성을 적는 문서입니다. 존재 이유가 변별인 문서에 동질화 도구를 붙이는 셈입니다. 문제는 교사가 이걸 알아채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생기부를 한 명씩 씁니다. 한 명분만 보면 잘 쓴 글입니다. 서른 명분을 나란히 놓아야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탐구심을 바탕으로 심화 학습을 이어가는" 같은 표현이 몇 번 반복됐는지 보입니다. 논문의 대학 입학 에세이 실험이 바로 이 구조였습니다. 개별 결과물은 훌륭하고 표본 전체는 서로 닮아 있었습니다. 여기에 순환 고리도 있습니다. AI가 쓴 생기부가 개인 또는 대학에 쌓이고, 다음 해에 참고 자료가 되고, 언젠가는 학습 데이터가 됩니다. 다른 도구들에서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학생 글 첨삭 도구는 논문이 직접 실험한 대상입니다. 글을 다듬는 순간 정치 성향, 성격, 연령 같은 흔적이 옅어졌습니다. 첨삭 도구가 잘 작동할수록 반 전체 글이 한 톤으로 모입니다. 평가 문항 생성기는 추론 층위에 걸립니다. 성취기준을 넣으면 가장 흔한 문항 형태가 나옵니다. 차량 분류 실험을 떠올려 보면, 단계별 추론에 최적화된 모델은 예외와 맥락 단서가 핵심인 문항을 잘 만들지 못합니다. 채점과 루브릭 자동화는 관점 층위입니다. 논문은 LLM이 무엇을 신뢰할 만한 발언이고 좋은 추론인지 은근히 재정의한다고 말합니다. 채점기에 이걸 맡기면 특정 서술 방식만 좋은 글이 됩니다. 비표준 표현이나 다른 논증 구조를 쓰는 학생이 불이익을 봅니다. 수업안과 학습지 생성기는 층위가 하나 올라갑니다. 전국의 교사가 비슷한 도구로 수업을 설계하면 동질화 대상이 학생이 아니라 수업입니다. 개인은 편해지고 집단은 좁아진다는 논문의 구도가 교사 층위에서 반복됩니다. 진로 상담이나 학생 상담 보조는 WEIRD 편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논문의 시각 장애인 사례처럼, 학생 정체성을 프롬프트로 지정해도 당사자의 관점이 아니라 바깥의 고정관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설계에 반영할 만한 것 첫째, 다양성을 화면에 띄웁니다. 서른 명분을 생성했으면 그것들끼리 얼마나 닮았는지 보여줍니다. 논문이 쓴 방법이 의미적·어휘적 유사도 측정이었으니 그대로 가져오면 됩니다. 반복된 표현에 표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도구는 한 건씩만 보여주기 때문에 교사가 동질화를 볼 수단 자체가 없습니다. 둘째, 입력을 비워둔 채로 작동하지 않게 합니다. 이름과 과목만 넣으면 그럴듯한 글이 나오는 구조라면 그 결과물에는 그 학생이 없습니다. 교사의 관찰 기록이나 그 학생만의 장면을 필수 입력으로 두면, AI가 모르는 것이 반드시 들어갑니다. 셋째, 초안보다 질문을 먼저 내놓습니다. 생성 버튼을 누르면 바로 완성글이 나오는 대신, 이 학생을 다른 학생과 구별하는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먼저 묻는 화면을 둡니다. 사람이 시작하고 사람이 마무리한다는 원칙을 UX로 옮기는 겁니다. 넷째, 교사가 고친 흔적을 남깁니다. AI 제안과 교사의 수정을 따로 저장하면 나중에 무엇이 사람의 판단이었는지 남습니다. 책임 소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교사 자신이 자기가 무엇을 맡기고 있는지 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섯째, 다양성 슬라이더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논문이 온도 조절과 페르소나 프롬프팅을 이미 시험했고 둘 다 통하지 않았습니다. 출력 파라미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기본값이 곧 정책입니다. 앱의 기본 프롬프트가 그 도구를 쓰는 모든 교사의 문체를 결정합니다. 논문은 소수 기업이 알고리즘을 통제하는 문제를 지적하는데, 한 학교나 한 지역이 같은 도구를 쓰기 시작하면 규모만 작을 뿐 같은 구조가 생깁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이야기지만, 그만큼 기본값을 정할 때 한 번 더 생각할 이유가 됩니다. 논문이 앱 설계를 다룬 건 아닙니다. 여기부터는 제 추론입니다. 다만 논문이 실험한 대상이 글 다듬기와 관점 생성이었으니, 그걸 자동화하는 도구에 같은 결과가 나타나리라 보는 건 무리한 추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Sourati, Z., Ziabari, A. S., & Dehghani, M. (2026). The homogenizing effect of large language models on human expression and thought.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30(9), 805–816.
- 이 글은 글쓴이가 연구 자료를 직접 읽고, 메모한 뒤 AI와 관점을 정리해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