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의 뇌 연결 구조를 이용해 만든 AI도 숫자나 수학적 규칙을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배운 규칙을 처음 보는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우리가 수학을 공부할 때도 단순히 정답을 외우는 것과 원리를 이해해서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은 다르잖아요. 이런 차이를 작은 신경망 모델에서도 관찰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 어떤 연구를 했을까?
먼저 초파리의 뇌에서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기록한 커넥톰(Connectome)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초파리 뇌의 '배선도' 일부를 참고해 인공 신경망을 만든 것입니다. 실제 초파리를 훈련시킨 것도 아니고, 초파리의 뇌 전체를 컴퓨터에 구현한 것도 아닙니다. 이 모델에 여러 가지 과제를 주었습니다.
- 간단한 숫자의 크기와 보상 규칙 배우기
- ABAB, ABBA 같은 반복 패턴 구별하기
- 배운 내용을 새로운 사례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 사람의 실제 학습 기록과 비교하기
또한 실제 초파리의 연결 구조를 참고한 모델과 연결을 무작위로 바꾼 모델, 일반적인 인공 신경망을 비교했습니다.
- 결과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간단한 과제에서는 학습이 가능했지만, 수학적 규칙을 이해하고 일반화하는 능력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숫자의 순서가 이미 주어진 간단한 과제에서는 학습과 제한적인 응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반복 패턴을 구별하는 실험에서는 일부 모델이 연습 문제조차 충분히 배우지 못했습니다. 이미 본 문제의 답을 기억하는 것과 새로운 문제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것은 분명히 구별해야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도 있었습니다. 모델이 한 문제의 정답을 배우면서 다른 문제의 판단까지 바꿔 버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줄이는 특별한 학습 방법을 적용했을 때, 네 가지 연습 입력의 정답 선택 확률이 약 50%에서 86%까지 높아진 실험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더 많은 계산과 가중치 수정이 필요했습니다. 수정량을 제한한 후속 실험에서는 충분한 학습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즉, 성능이 좋아진 결과는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초파리의 뇌 구조가 특별히 우수하다거나 수학적 원리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실제 보상 학습 기록과 비교한 실험에서도 인간과 비슷한 학습 과정을 보인다는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 왜 추가 연구가 필요할까?
이번 연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모델은 실제 물체의 개수를 눈으로 세거나 수학 기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미리 가공한 정보를 입력받아 학습합니다. 또한 실제 초파리의 뇌에서는 신경세포의 활동, 화학적 신호, 경험에 따른 연결 변화 등 훨씬 복잡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현재의 계산 모델은 그중 일부만 단순화한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정답 암기를 넘어 새로운 규칙을 학습하는지, 실제 뇌의 연결 구조가 일반 신경망과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인간의 학습과 비교할 만한 공통적인 특징이 존재하는지 등을 더 엄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비슷한 결과를 냈다'는 것과 '같은 원리로 학습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는 후속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를 마무리하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처음 기대했던 결과를 모두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조건에서 학습이 가능했고, 어디서 실패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조금씩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공한 결과뿐 아니라 실패한 실험, 연구의 한계, 재현을 위한 자료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번 단계의 연구는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작은 신경망이 경험을 통해 규칙을 배우는 과정과 인간의 수학 학습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지라는 질문은 여전히 흥미롭게 남아 있습니다.
github.com · 원문 보기쉽게 읽는 최종 연구 결과: https://github.com/CauchyRiemannEquations/DrosoLearn/blob/main/docs/followup-closure-plain-language.md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