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책방 궁리는 교사와 학생이 교실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출발했습니다. 좋은 주제 탐구 수업을 시작하고 싶어도 어떤 책이 좋을지, 그 책을 읽고 어떤 탐구가 가능할지 교사도 학생도 막 막했습니다. 결국 교사는 제한된 수업 시간에 쫓겨, 학생은 어딘가에 기대어 채점 기준만 겨우 채운 얕 은 탐구에 머무르고 맙니다. 학교 바깥에서는 AI라는 키워드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AI는 사람이 써 내려온 수많은 책 을 읽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잘 정돈된 지식은 누구나 몇 초 만에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학생들에게 남는 힘은 무엇일까요. 한 권의 책을 끝까지 붙들고 읽으며, 남이 대신 던져 줄 수 없는 자기만의 질문을 길어 올리는 힘일 것입니다. 책을 읽지 않고서는 AI 시대에 스스로 생각하 는 사람으로 설 수 없습니다. 독서 교육이 다시 주목받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우리나라는 2026년 ‘독서국가’를 선포하고,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독서 교육을 국가의 핵심 과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거창한 목표와 달리, 교실의 사정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학 생에게 자신만의 주제를 탐구하라고 하지만, 어떤 책으로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교사와 학생 각자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책 한 권을 고르는 데 며칠이 걸리고, 고른 책을 읽고도 무엇을 탐구해 야 할지 몰라 다시 검색창 앞에 앉게 됩니다. 학생들의 탐구 보고서는 늘었지만, 진실로 자신만의 물음 을 마주한 학생들은 오히려 귀해졌습니다. 이에 교사들이 모여 모두의 책방 궁리를 만들었습니다. 도서관 서가 사이를 헤매지 않아도 선생님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마다 교과의 성취기준과 이어지는 탐구 주제, 그 탐구를 해낸 학생의 모습을 그린 학생부 기록 예시, 교과서 속 탐구와의 연결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그 책을 다 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기사와 서평으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자는 그 가운데 몇 권의 책을 골라 엮은 것입니다. 여기에 실린 탐구 주제와 기록 예시는 정답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책을 읽으며 생긴 자신의 궁금증과 견주어 보고 더 나은 질문으로 바꾸어 가기를 바랍니다. 쪽마다 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궁리에서 더 많은 예시와 기사, 서 평, 우리 학교 도서관 소장 여부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책을 찾느라 헤매는 시간은 줄이고, 질문을 찾느라 헤매는 시간은 늘리고 싶습니다. 이제 한 권의 책을 손에 들고 나만의 물음표를 찾아 기꺼이 헤매 보세요. 궁리는 그런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