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도름불러오고 있어요.
교실 자리 배치에 사용하는 앱입니다.
여러 배치대로 자리를 배치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앱이 없어 제작하였습니다.
「자리배치 프로그램」으로 검색하면 도구가 꽤 나옵니다. 오래된 것부터 최근 것까지, 내려받는 프로그램부터 웹사이트까지 다양합니다.
문제는 무엇을 보고 골라야 하는지입니다. 대부분의 소개 글이 「무작위로 자리를 정해 줍니다」에서 끝나는데, 정작 학기 초에 써 보면 갈리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실제로 몇 년 써 본 뒤에 정리한 기준 다섯 가지를 적어 둡니다.
이게 가장 큽니다. 그리고 소개 글에 가장 안 나오는 항목입니다.
자리를 뽑는 알고리즘은 어느 도구나 비슷합니다. 차이는 그 앞 단계에서 납니다. 25명 이름을 어떻게 프로그램 안에 넣느냐.
제가 오래 쓰던 도구는 이름을 하나하나 타이핑해야 했습니다. 25번을 칩니다. 반이 여럿이면 그걸 반 수만큼 반복합니다. 오타가 나면 자리표에 그대로 찍힙니다. 학기 초에 할 일이 산더미인데 여기서 삼십 분이 날아갑니다.
그런데 명렬표는 이미 나이스에 있습니다. 내려받으면 엑셀 파일입니다. 그 파일을 그대로 읽어 주는 도구라면 타이핑이 0번이 됩니다.
도구를 고를 때 이걸 먼저 확인하세요.
세 번째까지 되는 도구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자리 바꾸기와 모둠 편성은 다른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도구가 자리 바꾸기만 합니다.
모둠 활동을 하는 수업이라면 자리표가 곧 모둠표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리를 뽑아 놓고 모둠은 따로 손으로 묶는 이상한 작업이 생깁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했습니다. 모둠 기능이 없으니 자리 배치 결과를 보고 억지로 4명씩 끊어서 모둠이라고 불렀습니다.
더 아쉬운 건 조건입니다. 교실에는 늘 사정이 있습니다.
이걸 프로그램에 말할 수 없으면, 결국 결과를 받아 놓고 손으로 고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를 고치면 다른 하나가 어긋나서 또 고칩니다. 그럴 거면 처음부터 손으로 짜는 편이 빠릅니다.
조건을 걸 수 있는가. 이게 두 번째 기준입니다.
이건 오래된 도구들이 오히려 잘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쓰던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 배치표를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2분단이든 3분단이든 4분단이든, 교실 생긴 대로 책상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특정 자리를 비워 두거나 지정하는 것도 됐습니다.
교실은 학교마다 다릅니다. 앞문 옆자리가 없는 교실도 있고, 사물함 때문에 한 줄이 짧은 교실도 있습니다. 화면에 그려지는 교실이 실제 교실과 다르면 자리표를 뽑아 놓고 결국 다시 그려야 합니다.
새로 나온 도구라고 이게 다 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간편함」을 내세우며 교실 모양을 고정해 버린 것들이 있습니다. 꼭 확인해 보세요.
오래된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자리 배치를 시작하면 프로그램이 화면 해상도를 800×600으로 바꿔 버렸습니다. 그 시절 화면 크기에 맞춰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 그렇습니다. 요즘 노트북에서 이러면 화면이 갑자기 줄어들고, 창이 어그러지고, 때로는 오류가 납니다. 수업 시작 전 교실에서 이런 일이 나면 난감합니다.
오래됐다고 나쁜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다만 만들어진 시대의 환경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요즘 기기에서는 예상 못 한 데서 걸립니다. 설치형 도구를 고르실 거라면 수업 전에 실제 교실 컴퓨터에서 한 번 돌려 보시길 권합니다.
이 항목은 도구의 종류에 따라 걱정할 필요가 아예 없기도 합니다. 그 구분을 먼저 하는 게 맞습니다.
내려받아 설치하는 프로그램은 선생님 노트북 안에서 돕니다. 명단이 인터넷으로 나갈 일이 구조적으로 없습니다. 오래 쓰인 설치형 도구들을 두고 개인정보를 걱정할 이유는 별로 없었습니다. 저도 걱정한 적 없습니다.
웹사이트에서 도는 도구는 다릅니다. 브라우저에서 쓴다는 건 어딘가에 서버가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구별이 안 됩니다. 그래서 웹 도구를 쓰신다면 한 번쯤 확인해 볼 만합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명단을 올린 뒤 F12를 눌러 Network 탭을 보세요. 이름이 실린 요청이 오가는지 보입니다. 아무 요청도 없으면 그 도구는 브라우저 안에서만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자리표를 캡처해서 메신저로 공유하는 일이 흔한데, 그 사진에는 반 전체 이름이 그대로 찍혀 있습니다. 도구 선택과는 별개로 이건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구를 고를 때 이 순서로 보시면 됩니다. 확인할 것왜엑셀 명렬표를 그대로 읽는가타이핑 25번이 0번이 됩니다 모둠 편성까지 되는가자리표와 모둠표가 따로 놀지 않습니다 조건을 걸 수 있는가결과를 손으로 고치는 일이 줄어듭니다 교실 모양을 바꿀 수 있는가화면과 실제 교실이 달라지면 소용없습니다 요즘 컴퓨터에서 도는가수업 직전에 걸리면 난감합니다 (웹 도구라면) 명단이 밖으로 나가는가설치형은 해당 없음, 웹은 확인 전부 만족하는 도구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본인 수업에서 어느 항목이 제일 아픈지로 정하시면 됩니다. 모둠 활동을 안 하시면 두 번째·세 번째는 넘겨도 되고, 반이 하나면 첫 번째의 무게도 줄어듭니다. 저는 반이 여럿이고 모둠 활동을 하는 수업이라 첫 번째와 두 번째가 가장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가지를 해결한 도구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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